SI는 개발자 무덤이라던데 장점은 없을까?

SI 개발자 무덤 일까요? 개발자라는 직업을 고민하고 진로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 중에는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SI는 개발자 무덤이니까 절대 가면 안 된다! 이런 말들입니다. SI업체를 가면 정말 커리어가 망가지고 실력 없는 개발자로 끝나는 것일까요?

비전공자로 10년 가까이 개발자 생활을 하고 그리고 SI에도 발을 오랜 시간 담가본 사람으로 신입 개발자로서의 미래를 꿈꾸는 분들께 제 경험을 담아 한번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무덤

1. 다양한 프로젝트 – 배움의 기회.

전공자든 비전공자이든 처음 신입으로 입사하면 거의 백지에 가깝습니다. 그 상황에서 SI를 가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SI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많이 합니다. 운영업무는 이미 거의 버그가 많이 잡힌 완성형의 프로젝트에서 일부를 수정하는 일을 하게 되지요. 그러나 시스템 구축 업체에 가게 되면 아시는 것처럼 밑바닥부터 개발을 하게 됩니다.

프로젝트의 구조부터 왜 이렇게 설계가 되었는지 운영만 했더라면 고민하지 않았을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개발을 많이 하면 내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내가 실수한 것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운영보다는 개발할 내용들이 절대적으로 많아지니 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많고 해결하는 과정 또한 많이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능력은 개발능력도 중요하지만, 문제 해결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운영이든 구축이든 발을 담그면 퇴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개 이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문제를 직면했을 때 본능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기르고 싶다면 제가 보기에 SI에서 경험해보는 게 나쁘지 않습니다.

똑같은 프로젝트는 단연코 하나도 없습니다. 프로젝트마다 배울 수 있는 게 무조건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2. 많은 채용의 기회 – 경력을 쌓을 수 있다

두번째 장점을 뽑자면 SI는 꽤 사람을 많이 뽑습니다.

과거 유병재씨가 2014년 SNL 코리아에서 했던 말이 하나 떠오릅니다.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네, 최근 IT 시장에서도 경력직을 많이 뽑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채용을 많이 한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채용의 기회가 많고 들어갈 회사들이 많습니다.

마치 구축업체에 가면 커리어가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SI로 시작한다고 절대 SI로 여러분의 커리어 끝나지 않습니다. 제 밑에 있었던 신입사원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에 다니고, 누군가는 유명한 서비스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욕심이 있고 문을 두드리고 노력하는 분들은 분명 위로 가더군요. 그러니 여러분이 나름 높은 곳을 향한 욕심이 있다면 노력하십시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작이 꼭 그곳이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점프를 하려면 시작점은 있어야 하지요. 그 시작점이 SI라고 해서 반드시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얼마든지 실력 여하에 따라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IT분야는 매우 열린 분야입니다. 고졸 출신에게 실력만으로 연봉 1억을 넘게 지급하는 업계가 어디 있을까요?

3. 돈이 궁하면 프리를 뛰면 된다.

십년 가까이 있다 보면 아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종종 그래서 프리랜서 시장에서 얼마의 단가가 어느 정도인지 들을 때가 많습니다.

몇달 전 지인이 프리랜서 단가가 ‘678’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돈 궁하면 프리를 뛰라면서 말을 건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678은 초급 개발자 월 600, 중급 월700, 고급 800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프리의 경우에는 소득세 3.3%를 제하고 받게 됩니다.

제가 아는 친구의 경우에는 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만3년의 경력을 채운 후 6년째 프리랜서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했지요.

‘프리 뛰고 나서 돈을 많이 쓰는데 통장 잔고가 줄지를 않아.’

친구 빼고도 같이 일했던 프리랜서 중에도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일의 공백만 만들지 않는다면 꽤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게 SI의 프리랜서입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차니까 드는 생각은 신입사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환경에 놓이면서 두루두루 배워두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배우고 시간이 지나서 경력직이 될 때쯤에는 분명 시작보다는 훨씬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고 그때는 SI라고 하는 선택지를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크게 겁을 먹거나 취업이 아주 오랫동안 안 되는 상황에서 소수의 몇몇 기업만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드린 이야기가 SI 업계에 대해 si 개발자 무덤 이라며 단점만을 부각한 글들이 매우 많은데 그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Leave a Comment

error: Content is protected !!